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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급식실, 노동환경 개선하라! 전국 교육청 앞 기자회견 열어

  • 학비노조
  • 8200
  • 2021-09-01 09:44:23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지난 8월 31일과 오늘 전국 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급식실의 노동환경 개선과 노동강도 완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학교급식노동자의 산재 발생은 저임금차별 문제와는 또 다른 생명과 직결된 심각한 문제이다.

최근 언론에 비춰진 학교급식실은 죽음의 급식실이었다. 조리 시 발생하는 조리흄에 노출된 학교급식노동자들은 폐암으로 죽어가고 있다.
학비노조 자체 설문조사 결과 국립암센터 국가암통계 조유병률(인구10만명당 암유병자수)보다 24.8배나 높은 매우 충격적인 수치가 나왔다.
 급식실에서 발생하는 모든 산재의 근본적 원인은 짧은 시간 급식을 만들어내야만 하는 압축적인 고강도 노동 때문이다. 조리흄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교육당국은 지금 당장 암환자 전수조사를 시작하고  학교급식실의 배치기준을 하향하여 조리흄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스스로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하반기 강력한 총파업으로 죽음의 급식실을 반드시 산재 없는 급식실로 만들 것이다.

다음은 오늘 광주지부 기자회견에서 폐암 걸린 조합원 당사자의 발언 전문이다.
저는 26년 넘게 학교에서 조리원으로 일한 박지윤입니다.

지금은 조리원 일을 그만두고 요양병원에 입원 중입니다.
제가 정년도 마치지 못하고 병원에 입원 중인 이유는 바로 폐암입니다.

3년 전 원인 모를 가슴 통증이 계속돼 병원을 찾았다가 폐암이라는 무서운 병에 걸린 것을 알았습니다.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힘든 노동으로 몸이 뻐근하기는 했지만, 전에는 나름 건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상상도 하지 못했고 너무 깜짝 놀랐습니다.
2019년 2월 수술을 했지만, 상태는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되돌아 생각해 보면 학교 급식실 근무환경은 너무 열악했습니다.
천 백 명분 이상의 급식을 만들다 보니 급식실 내부는 늘 후덥지근했고 매캐한 조리 연기가 자욱했으며 얇은 마스크 한 장으로 우리의 안전을 지켜야 했습니다.
밥과 국을 만들 때 생기는 연기는 그나마 나았습니다.
거의 매일 튀김, 부침개, 구이요리를 만들었습니다. 이런 요리를 만들 때면 가슴을 쪼이는 고통은 더 늘어났습니다.
학교 관리자에게 튀김이나 구이를 만드는 날을 줄이자고 해도 아이들이 좋아하니 어쩔 수 없다는 답변뿐이었습니다.

더욱 화가 나는 것은 최근까지도 제가 발병 전 일했던 학교 급식실의 환풍기가 고장이 난 지도 모르고 일했습니다.
대한민국의 비정규직에게 건강권은 사치스러운 이야기일 뿐이고 남의 나라 이야기입니다.
그저 시간 내 음식을 만들어 내야 하는 기계일 뿐입니다.

천대받는 비정규직에게도 사랑하는 가족과 지켜야 할 것이 많습니다. 골병 안 들고 정년 하고 싶고 오래오래 손주들의 재롱을 보며 건강하게 늙고 싶습니다.

이런 고통을 계속 이어지는 것을 막아주십시오. 지금이라도 교육청은 또 다른 암 환자가 있는지 없는지 모두 확인해 주십시오.
그래야 저같이 고통스러운 사람이 없어질 것 아닙니까?
제 부탁을 꼭 들어주십시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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