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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울교육청 버티기에...학비노조 부산지부 고공농성 3일차, 서울은 지부장 단식 19일째

  • 학비노조
  • 8012
  • 2021-12-11 21:59:37

부산·서울교육청 버티기에...
학비노조 부산지부 고공농성 3일차, 서울은 지부장 단식 19일째


- 부산 교육청, 노사협의 중인데도 기습 기자회견으로 뒷통수 쳐
- 교육부 개선 약속에도 묵묵부답 서울 교육청
- 서울교육청에 교육복지사 3년째 임금 동결 중단, 행정실무사 1유형 전환요구...동일임금 동일노동 원칙 지켜야
- 미화노동자 저임금 문제, 강사직군 무기직 전환 및 수당 지급 등 넘치는 예산에도 산적한 문제 해결의지 없는 서울, 부산교육청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하 학비노조)은 집단교섭 승리를 위해 11월 27일부터 집단교섭 주관 교육청인 전남교육청을 시작으로 다음 날 16개 교육청에서도 동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이후 천막농성은 45일~46일째를 달리고 있지만 집단교섭은 언제 끝날지 가닥이 잡히지 않고 있다. 시도 교육청들은 12월 2일 2차 총파업 이후에도 여전히 교섭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학비노조 부산지부와 서울지부 이미선 지부장은 각각 고공농성과 무기한 단식농성으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노사 협의 중 일방적 기자회견 진행한 교육청, 고공농성으로 맞선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

학비노조 부산지부 조합원 3명은 지난 12월 9일 부산교육청 캐노피에 올라 고공농성에 기습적으로 돌입했다. 해당 조합원들은 ▲돌봄전담사의 의견을 무시하고 기습적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한 부산교육청을 규탄 ▲돌봄교실의 안정적인 운영 ▲돌봄전담사의 처우개선을 위한 8시간 전일제를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부산지부의 삭발과 단식 등 투쟁을 벌였지만 고공농성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비노조 부산지부는 대책 마련을 위해 부산교육청 담당부서와 수 차례 소통을 시도했으나 한동안 연락조차 닿지 않았다. 
 

 

부산은 전체 초등돌봄전담사 중 ‘8시간 전일제 근무제’가 아닌 ‘5,6시간 근무제’로 근무하는 노동자 비율이 무려 75%에 달한다. 즉, 부산지역 초등돌봄전담사 4명 중 3명은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시간에 갖가지 행정업무까지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로나19 방역 대비도 부족할 수 밖에 없다. 
돌봄전담사 근무시간은 오후 12시~5시. 수업을 빨리 마친 아이들이 돌봄전담사보다 먼저 와서 기다려야 하는 ‘웃픈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게다가 돌봄교실이 5시간 근무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돌봄전담사가 상시 지각하는 것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교육현장의 신뢰가 쌓이기는커녕 구조적인 원인으로 인해 무너지고 있는 꼴이다. 

 

 

예산상으로도 학비노조 부산지부의 요구는 무리한 게 아니다. 부산교육청은 남아도는 예산(순세계잉여금 등 5,521억원)에도 불구하고 돌봄전담사 5시간 근무제를 고수하며 부실돌봄을 조장하고 있다.
타 시도 교육청의 사례만 보아도 전남, 대전, 경남, 울산은 전체 돌봄전담사 8시간 전일제 근무도입으로 아이들이 없는 시간에 행정, 방역 등 돌봄 외 업무가 가능하다. 또 서울과 인천은 노동조합과 함께 돌봄전담사 처우개선을 전제로 한 협의체도 꾸려나가고 있다. 부산 교육청만이 고집스럽게 5시간 근무제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이미선 학비노조 서울지부장은 서울교육청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19일째(12월 11일)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12월 9일 단식농성 17일차 모습. 

이미선 학비노조 서울지부장은 무기한 단식농성...19일 지나도록 입장도 내지 않는 서울교육청

한편 학비노조 부산지부에 이어 서울지부도 기나긴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서울지부 이미선 지부장은 여러 직종 문제 현안으로 오늘로 단식 19일째를 맞았다. 건강악화가 심히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이미선 지부장은 ▲시간제 돌봄 8시간 전환 ▲교육복지 기본급 동결 중단과 임금체계 인정 요구 ▲행정실무사 1유형 전환 ▲미화노동자의 저임금 문제 해결 ▲스포츠강사와 영어회화전문강사의 무기직 전환 및 근속수당 지급을 서울시교육청이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시간제돌봄 교사들은 지난 2014년부터 4시간 노동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아이들을 돌보고 행정 업무를 하려면 4시간의 근무시간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기때문에 불가피하게 퇴근 후 가정에서 연장 업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 
이미 교육부에서는 돌봄운영시간 6시간과 행정업무 1~2시간을 주기로 약속했지만 서울시교육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시간제 돌봄전담사의 8시간 근무 전환 요구에 대해서도 지난 2년간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도 않았다. 이미선 지부장은 8시간 근무 전환 입장을 내놓지 않는 서울시교육청에 항의하며 8시간 전환 약속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은 시간제돌봄 전담사뿐만 아니라 교육복지사, 행정실무사, 미화노동자, 스포츠강사와 영어회화전문강사 등 다양한 직종의 처우개선 문제가 산적해 있는데도 개선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학비노조는 ‘교육복지 기본급 동결을 중단하고 임금체계를 인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느나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된 17개 교육청과의 집단교섭에서 이례적으로 교육복지 직종은 2019년부터 3년 동안 기본급이 동결된 상황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유형1보다 기본급이 높다는 이유로 직종의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고 3년 동안 기본급을 동결해왔다. 임금교섭에서 임금이 동결돼 임금손해가 3년 동안 발생하는 경우는 회사가 경영난으로 폐업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극히 드문 사례다. 

 

 

예산이 남아돌아도 처우개선 요구에는 묵묵부답...교육청이 앞장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 가로막고 있을 것인가

행정실무사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따른 유형1 임금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행정실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구육성회, 행정실무사는 급여 업무를 하거나 같은 행정업무를 하고 있다. 구육성회는 공무원 9급 기준, 행정실무사는 유형2의 임금을 받는다. 이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타 지역은 호봉제로 임금을 전환했지만 서울은 여전히 유형2로 임금을 지급하고 있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미화노동자의 저임금도 문제다. 2017년부터 시작된 집단임금교섭에서 미화 등 특수운영직군의 임금은 최저임금 기준에서 유형2 기본급으로 한차례 변경된 이후로 현재까지 인상은 요원한 상태다. 뿐만 아니라 정기상여금, 가족수당, 근속수당 제외가 계속되고 있어 문제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편 스포츠강사와 영어회화전문강사는 강사직이라는 이유로 기간제 비정규직으로 대우받으며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법률상 정규직 전환을 제외할 수 있다’며 10년 넘게 상시지속적으로 업무 중인 강사 직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지 않고 있다. 운동부지도자 직종은 이미 무기직으로 전환한 상태이며, 전남 교육청의 경우 스포츠강사도 무기직 전환을 합의한 바 있기 때문에 이는 서울시교육청의 의지부족으로 볼 수밖에 없다. 

특히 강사직종은 10년을 근무해도 근속수당이 없어 저임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많은 강사들이 가장으로서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데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어 다른 일과 병행해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학비노조는 2021년 교섭에서 근속수당 지급을 결정해 저임금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하자고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사람답게 살 권리, 이것이 서울지부 나아가 학비노조가 교육청들에게 주장하는 이유다. 학비노조의 투쟁은 집단교섭이 승리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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