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실에서 근무하다 2022년 폐암 4기 산재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던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하 학비노조) 경남지부 소속 조합원이 오늘 안타깝게도 유명을 달리했다. 모두가 간절히 염원했건만, 기적은 끝내 일어나지 않았다.
학교 급식실 죽음의 행렬은 언제 멈추는 것인가. 오늘 경남지부 조합원의 영면으로 학교(초·중·고·특수학교) 급식 노동자 폐암 사망자는 총 13명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한 인간으로서, 같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학교급식 노동자 폐암 사망자 수 통계를 또 수정해야 하는 것에 참담함과 비통함을 넘어 인간성의 상실을 느낀다.
학교 급식실 노동자의 요구가, 우리의 주장이, 그렇게도 큰 것이었던가. 지난해 서초구 한 중학교의 부실 급식 논란으로 학교 급식실의 열악한 환경 문제가 제기되었지만, 3월 신학기 현재에도 급식실 인력 결원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난리 난 신학기 학교 급식실의 아우성이 교육당국은 들리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집단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이럴 수는 없다.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을 교육당국만 모르고 있다. 학교 급식실 구인난의 원인은 열악한 노동환경이다. 특히 음식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증기에 포함된 발암물질인 ‘조리흄’의 폐암 위험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급식실 환경 개선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지원 기피가 심해지고 있다.
해결책은 간명하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학교급식법’을 개정하여 학교 급식실 노동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적정 정원에 대한 기준을 규정하면 된다. 또한 저임금으로 열악한 학교 급식실 노동자 처우와 급식실의 환기시설 등 종합적으로 학교 급식실의 근무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 관련하여 예산 수립이 동반되어야 함은 마땅하다. 더불어 교육당국은 폐암 산재 피해자에게 복무, 경제적 지원, 건강검진 등을 보장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모두가 안전한 학교 급식실을 만들고 세계가 칭찬하는 K-급식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학비노조는 교육당국의 사회적 타살로 억울하게 돌아가신 경남지부 조합원을 추모하기 위해 오늘 3월 21일(금) 오후 6시 30분, 경상남도교육청 현관 앞에서 추모식을 거행한다. 함께 하시지 못하는 분들은 마음이라도 꼭 함께 해주시라.
현재 우리는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있다. 한국 사회가 ‘사회대개혁’을 이루고 한 걸음 더 진보할 수 있을지는 내란 수괴 윤석열의 파면 여부로 판가름 날 것이다. 다시 한번 폐암 산재 사망 경남지부 조합원의 명복을 빌며 학비노조 또한 죽음의 급식실을 해결할 ‘학교급식법 개정’과 ‘학교 비정규직의 차별 철폐’를 위해 탄핵광장에서 역사적 소임과 책무를 다할 것이다.
2025년 3월 21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